수술 가능한 간암, 수술이 최선일까? <2편>
페이지 정보
<1편에 이어...>
수술은 새롭게 발견된 병변을 포함하여 한꺼번에 절제가 가능하겠으나, 간경화가 동반된 상태에서 암을 제거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양의 간을 절제해야해서 간기능이 많이 떨어질 위험이 높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간경화가 꽤 진행되어 있고, 결절들이 많아 현재 보이는 암을 제거하더라도 현재 암에서 전이된 재발이 아니라, 전혀 다른 구역에서 새로운 간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만약 새로운 간암이 자주 생겨난다면 젊은 나이를 고려했을시 간이식이 최종 종착지가 될 것입니다. 추후 간이식을 고려하는 상황에서는 수술을 한번 하게되면 유착에 의해 간이식을 할 때 상당히 애를 먹게됩니다.
결론적으로, 기대 여명이 긴만큼 추후 간기능이 떨어지거나, 새로운 간암이 지속적으로 생길시 간이식을 해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대한 간을 온전히 보존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으로 모아졌고, 따라서 현재 병변의 위치나 크기를 고려시 고주파 열치료가 가장 적합하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장기적인 계획에 대해 환자분이 처음의 다급함을 조금 내려놓고 충분히 이해를 하시고 따르시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물론 고주파 열치료를 받게되면 일상으로의 복귀는 수술보다 더 빠르기 때문에 더 잘된 것입니다.
Source: www.dr-ebrahiminik.com, 경피적 고주파 열치료 모식도
고주파 열치료는 수술 중에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영상의학과 인터벤션파트에서 복벽에 국소마취 후 초음파나 CT 영상을 보면서 바늘을 간암에 찔러 고열로 종양을 태우는 방법입니다. 종양이 작은 경우 수술과 거의 동등한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시술 후 특별한 불편감이 없다면 다음날 바로 퇴원이 가능합니다.
초음파 가이드하의 고주파 열치료 모습 (좌)과 시술후 촬영한 CT상 정확하게 잘 치료된 모습 (우)
초음파를 보면서 간암에 대해 고주파 열치료가 정확하게 잘 진행되고, 시술후 촬영한 CT상 암을 중심으로 완벽하게 잘 치료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간암 외에 MRI상 보이던 병변은 암으로 발전되지 않은 결절로 초음파나 CT로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추적관찰 하기로 하였습니다.
진단시 암수치 (AFP, 정상치 <7ng/mL)는 208 ng/mL 였으나, 고주파 열치료 후 정상수치로 떨어졌고, 3개월마다 시행한 검사에서 재발소견 없이 추적관찰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9개월째 검사에서 첫번째 간암과는 다른 구역에서 새롭게 간암이 발견되었습니다.
고주파열치료 후 9개월째 MRI상에서 새롭게 발견된 간암
졌습니다.
간이식을 하고싶다고 아무때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기증을 받아야하나, 뇌사자 간기증을 받기에는 응급도가 떨어져 순서를 기다리기에는 기약이 없습니다. 결국 가족회의 끝에 아들이 기증의사를 밝혔으나 가능여부 판단검사나 학업 등을 고려시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환자도 가족에게 장기기증을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큽니다. 누구나 사랑하는 가족에게 큰 신세를 지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거사를 결정하고 진행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준비와 확신이 있어야합니다.
따라서, 가능여부에 대한 검사는 진행하되, 간이식을 기다리는 동안 추가 치료를 해놓고 그동안 추이를 보면서 최종결정을 하는 것이 서로간의 동의와 받아들일 시간을 버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번에는 작은 간암이 간 표면에 위치하고있어, 고주파 열치료로는 주변 복벽이나 폐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동맥 화학색전술 (TACE)이 더 합당합니다.
경동맥 화학색전술 (TACE). 간동맥을 통해 조영제를 주입하여 간암을 먹여살리는 동맥을 찾아 색전술을 통해 암동맥을 모두 차단하고 색전물질에 결합되어있는 항암화학물질로 암세포를 사멸하는 방법.
색전술이 잘되어 이전처럼 3개월씩 추적검사를 하였고, 환자는 여전히 간이식에 대한 거부감으로 계속추적관찰 하기를 원하였습니다.
그렇게 처음 진단된 후 25개월이 지나가고, 결국 2번째 화학색전술 했던 주변에서 새로운 간암이 발생한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이전 색전술 주변에서 새롭게 발생한 간암(좌). 다시 경동맥 색전술 시행 (우).
이렇게 2년내에 3개의 간암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경험한 후 환자와 환자가족 모두 이제는 간이식을 받는 것이 비용적으로나 삶의 질 뿐만 아니라, 추후 장기적인 예후를 생각했을 때 가장 최선책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되고, 그동안 준비해왔던 가족들도 쉽게 스케줄을 잡고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암 진단시 섣불리 수술하지않고 기대 예후를 잘 판단하여 간을 잘 보전하는 치료들을 선택하여 그동안 준비를 차곡차곡 해왔기 때문에 간이식도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간암의 경우 밑바탕에 있는 간의 상태와 간암의 진행상태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이 정확한 분석을 통해 예후를 예측하고, 그에 맞게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여 치료방법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엠에스병원 최성훈
- 이전글2024.10.26 "유방암치료의 최신지견"-김지형교수 강좌 스케치 24.10.27
- 다음글수술 가능한 간암, 수술이 최선일까? <1편> 24.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