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진단받으시는 분들을 위해 예전에 제가 블로그에 올렸던 글 다시 올립니다.

‘2012원더키드’라는 만화영화나 ‘2012’ 라는 지구종말영화를 보신적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고대에 천문학과 수학이 발달했던 마야문명의 달력이 2012년 12월 21일까지밖에 없었다는 이유로 2012에 지구종말이 올거라는 괴담과 두려움이 있었던 어린시절이 기억납니다. 20세기말의 향수를 지닌 많은 사람들은, 21세기가 오면 엄청난 세상이 올거라는 기대와 많은 상상들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은 1900년대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진건 사실인거 같습니다. 의과대학생때 도서관에서 논문을 찾아 복사기에 복사해서 종이 몇장 들고다니며 공부했던 모습들이, 이젠 교수가 되어 학생들 앞에서 왠만큼 공부해서 강의를 하지 않으면, 스마트폰 검색으로 바로 공격이 들어오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이 발전한 시대에 저희가 싸우고 있는 담도암과 췌장암, 이 두 암은 현대의학이 급속도로 발전한 지난 1세기 동안 치료성적이 형편없이 머물러 있다는 것 또한 놀랍고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만큼 공격적인 암이기 때문에 현재 표준치료 전략을 뛰어넘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세우기 위한 임상연구가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임상연구를 시행함에 있어서 현재 치료보다 효과가 떨어져 결국 연구에 참여하는 환자분께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할 연구는 윤리적으로 절대 진행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담도암과 췌장암에 대한 항암화학요법의 치료성적이 빠르게 좋은 결과들을 내놓고 있어 이들 암에 대한 치료전략에 대한 패러다임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시점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담도암, 췌장암

수술로 빨리 제거해야 될 암?

재발은 치료의 실패

전신질환으로 보는 개념의 전환과 잘 짜여진 치료계획이 성패를 좌우

제 논문의 췌장암 데이터입니다. 췌장암 수술 후 재발을 하지 않는다면 5년 생존률이 82.3%이지만, 국소재발이나 다른장기에 재발(원격전이)을 하는 경우 예후가 매우 나쁘게 됩니다. 

담도암이든 췌장암이든, 결국 재발을 하게 되면 수술로 원발암을 제거했다하더라도 재발이후 예후나 삶의 질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게 됩니다. 즉, 재발할 수술은 피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재발을 예측할 만한 근거 자료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많은 연구자들이 열심히 연구하고 있고, 미래에 꼭 가야할 길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수술 전 영상의학적 검사, 조직검사, 종양표지자검사 등의 자료로 재발위험이 높은 분과 낮은 분을 잘 선별해 낼 수밖에 없는데, 이는 한명의 의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서 충분한 분석과정을 거쳐야 그나마 최대한 오류를 줄일 수 있어 다학제 진료가 꼭 필요한 이유가 되겠습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담도암과 췌장암에 효과가 입증된 항암제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수술을 우선하거나, 조금 진행된 경우 수술을 가능하게 하기위한 수술 전 항암방사선치료가 대세였습니다.

하지만, 수술 전 항암방사선치료는 암에 대한 국소치료에 집중하는 것으로, 추후 수술을 가능하게 하고 수술로 완전절제 확률을 올리는 효과는 있었지만, 다른 장기에서 재발하는 것을 막지는 못해, 전체 생존률 향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담도암과 췌장암은 아주 초기에 발견되어 재발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어 수술을 먼저 진행할 환자와 수술을 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높아 전신질환으로 간주해야 하는 환자를 최대한 잘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담도암과 췌장암에서 수술 전 항암치료에 대한 의학적 근거 (2) 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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